모스크바에 산지 언 10개월 째입니다. 말은 안늘었고-_- 듣기는 조금씩 들리고 눈치는 군대 이등병만큼 빨라졌습니다. 눈치가 빨라진 이유 중 하나는 언제나 제지갑을 노리는 도둑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도선생님들 감사합니다-_-. 실제사례 몇가지로 여행지의 좀도둑을 예방해 봅시다.

처음 당했던 것은 작년 9월 2째주 주말의 지하철역 안이었습니다.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오고 있는데 누가 자꾸 뒤에서 밀길래 '얼른 타고싶은가 보지' 생각하고 흘끔 쳐다보고는 말았지요. 지하철에 잽싸게 타고보니 뒤에 있던 그 여자가 사라진겁니다. 느낌이 좋지 않아 가방을 뒤져보니 지갑은 이미 사라지고 문은 이미 닫겨서 출발하고. 집으로 돌아와 국제전화로 신용카드 분실신고 하고ㅠㅠ 덕분에 제 주민등록증은 러시아에서 돌아다니고 있겠군요 -_-

두번째는 버스 안에서. 저번에 지갑이 사라졌으므로 지갑을 새로 샀습니다. 가장 싼 것으로 고르느라 디자인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구요. 지갑 밖에 징이 박혀 있는 디자인인데 맘에 안들어도 그냥 가지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다가 서점에 가겠다하고 내리고 있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버스가 속도를 줄이면서 몸을 마음대로 가누지 못하는 찰나에 코트 주머니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옆에 있는 남자의 손을 봤더니 까만 뭔가를 들고 있는 겁니다. 말을 정말 하나도 못할 때라서 손과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아니겠지 하고 말려는데 그 까만것에 익숙한 징이 박혀있더군요. 냉큼 뺏어서 내렸습니다. "Ч.. что такое!(뭐.. 뭐야!)"라는데 인상 한번 구겨주고 내렸습니다.

세번째도 지하철에서. 모스크바의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길고 빠르기로 유명하죠. 아르바트거리(한국의 명동 쯤)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려오는데 뒤쪽에 좀 지저분하게 생기고 냄새가 나는데다 매부리코 아가씨 셋이서 제 뒤에 붙었습니다. 붙었나보다 하고는 옆가방을 에스컬레이터에 딱 붙이고 내려갔습니다. (이때까지는 훽 가방 위치를 바꾸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었죠). 이 아가씨들 건너편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에 (공연을 보러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정장입은 아저씨한테 씹던 껌을 던지지 않나 정신을 마구 분산시키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 사이로 손이 들어오네요. 뒤를 훽 돌아보니 아무짓도 안했다고 손ㅈㄹ을 하면서 비웃습니다. 그래서 다시 앞을 보고 가는데 손이 또 들어와서 한번 더 훽 돌아봤더니 또 그러네요. 어차피 지갑은 그 안에 없었기 때문에 할테면 해봐라 식으로 내려가는데 에스컬레이터가 드디어 지하에 도착 ㅠㅠ.

네번째도 지하철에서. 이건 이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으니 이 포스트를 참고 하세요.

이 외에도 트램을 기다리는데 뒤에서 느낌이 이상하다던지 하는 경험이 너무 많아서 한 동안은 방에 콕 붙어서 아얘 돌아다니질 않았더랬습니다. 교통수단을 타면 사람들이 다 도둑으로 보이고 뭔가 해칠것 같은 정신병 증상이 생기더군요. 

좀도둑 예방에는 환경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여름처럼 옷이 얇아 주머니가 밖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저는 뒷주머니에 지갑이 꽃혀있을 때 제 다리가 멈춰 있어야 하는 상황(지하철을 기다린다던가 에스컬레이터를 탄다던가)에서는 뒷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습니다. 또 사람이 과도하게 가깝게 접근하면 피해줘버리는 게 낫습니다. 언젠가 박물관에 다녀오는데 누군가 빠른 걸음으로 접근하길래 중간의 공원으로 잠시 피해있었던 경험이 있었네요. 지갑은 가방에 넣느니 차라리 뒷주머니나 복대가 낫습니다. 여행지에서는 좀 창피해도 됩니다. 아니면 여행자용으로 나온 작은 가방을 매고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좀도둑 걱정 없는 행복한 여행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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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legantCo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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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Trackbacks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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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h.
    2009.05.21 22:38 신고 #
    체인같은게 달린 지갑은 어떨까요? 여기는 좀도둑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긴 하지만 저는 종종 앞주머니에 지갑을 넣곤 해요.
    1. 체인달린 지갑은 생각을 못해봤네요. 왠지 무기 겸용으로 쓰기에 괜찮을 것 같은데요? ^^

      ElegantCoder
      2009.05.22 03:08 신고 # M/D Permalink

  2. 2009.06.01 00:13 #
    비밀댓글입니다
    1. 에고 아쉽게 됐네;

      ElegantCoder
      2009.06.01 04:37 신고 # M/D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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